지난 16일, 블로그코리아에서 마련한 '킹콩을 들다' 시사회에 운이 좋게 당첨이 되어 코엑스의 메가박스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어떤 줄거리인지조차 모르고 보게 된 영화이었고, 정글쥬스의 코믹한 캐릭터가 여전히 뇌리에 강하게 각인된 이범수와 연기자이기보다는 박용우의 연인으로만 알고 있던 조안까지. 저에게는 기대가 크지 않았던 영화이기도 하였습니다.
역도에 이골 난 역도코치와 역도에 목숨 건 시골여중 역도부 소녀들,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역도 선수에게 남는 건 부상과 우락부락한 근육뿐이라고 믿는 역도 동메달리스트 이지봉(이범수). 그런 그가 시골여중의 역도부 코치로 발령받았다.
통자 허리, 짧고 굵은 목, 타고난 역도체격 영자, 빵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빵순이 현정,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특기점수가 필요한 수옥, 엄마를 위해 팔 힘을 기르겠다는 여순, 힘쓰는 일이 천성인 보영, 섹시한 역도복이 무조건 좋은 민희. 이리하여, 역도계의 소녀시대 탄생!
시골소녀들을 금메달리스트로 길러낸 역도코치와 보성여중 역도부의 기적 같은 신화가 시작된다!
영화 초반, 역도선수인 이범수(이지봉 역)가 팔과 심장에 이상이 생겨 선수로서의 생명을 좌절하게 되는 병원에서의 씬은 오히려 안타까움보다는 예전의 코믹한 이범수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기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코믹한 이범수의 모습은 이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보성여중의 역도부 감독으로서의 이지봉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역도 선수라고 하기엔 너무나 연약해 보였던 조안 역시 어느샌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올림픽의 역도 선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사제지간으로 나오는 두 사람의 열연은 관객들을 웃게 하였고 슬프게 하였고 눈물짓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역도부원으로 나왔던 배우들과 교장, 교감 역의 배우들의 주연 못지 않은 열연은 모두에게 상을 주고 싶을 만큼 영화의 몰입을 더욱 강하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주었던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동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범수(이지봉 역)가 조안(영자 역)을 향해 편지로 남기었던 그의 마지막 문구는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을 들고 우뚝 일어서라'
삶의 무게가 무거운 지금과 같은 시대에 힘이 되어줄 영화인 '킹콩을 들다'.
영화를 통해 당신의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을 조금은 덜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